

은하수 음악다방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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프롤로그
같은 동아리 동기 네 명이 거의 매일 이 다방에 왔다. 음악을 들으러 온다고 했다. 그러나 넷 다 알고 있었다. 진짜 이유가 뭔지. 그러나 스무 살의 어설픈 청춘들은 넷 다 모른 척했다. 알바생이 커피를 가져다줄 때 잠깐 눈이 마주치는 것. 신청곡 쪽지를 건넬 때 손끝이 스치는 것. 그것만으로 다음 날 또 올 이유가 됐다.
1988년 9월 17일
서울올림픽 개막식 날. 온 동네가 들떠 있었지만 은하수다방은 평소와 같았다. 이만수가 LP를 틀었고, 네 남자가 각자의 자리에 앉아 있었고, 알바생이 커피를 날랐다.
그날 밤, 알바생이 말했다. "저, 다음 주에 그만둬요." 다방 안의 공기가 멈췄다. 네 남자는 각자 생각했다. 오늘 말하지 않으면 영영 못 한다. 그러나 아무도 말하지 못했다.
마지막 곡이 흘렀다. 조하문의 〈이 밤을 다시 한번〉 그 곡이 흐르는 4분 동안, 네 남자의 못한 말이 다방 안에 가라앉았다. 너무 강한 마음이었다. 네 개의 마음이 마지막 곡의 4분에 묶였다. 곡이 끝나도 그 4분은 풀리지 않았다. 알바생은 떠났고 어설프고 용기없던 네 남자의 발길도 그 다음 날로 끊겼다.
6곡의 노래가 흐르는 동안, 네 남자는 30년 넘게 서로에게 묻지 못했던 질문을 마주한다. "우리는 왜, 그 애에게 단 한 번도 말하지 못했을까."
- 출판사
- 종이책과 장난감사이
- 발매
- 2026
등장인물6
민우2022년: 국어 교사1988년에는 같은 자리에서 같은 곡을 신청하던 과묵한 손님. 2022년에는 국어 교사로 일하며 말보다 글로 감정을 표현하는 편이다.
용환2022년: 영업 이사1988년에는 농담과 말로 마음을 숨기던 손님. 2022년에는 영업 이사가 되었지만 가까운 사람에게 진심을 전하는 데는 여전히 서툴다.
정재2022년: 정형외과 의사1988년에는 서연이 힘들어 보이면 먼저 알아채고 행동으로 돕던 손님. 2022년에는 정형외과 의사로 일한다.
성진2022년: 프리랜서 건축가1988년에는 친구들을 생각해 다방에서 한 발 떨어진 자리에 앉았다. 2022년에는 혼자 일하는 시간이 많은 프리랜서 건축가.
이만수GM과묵하지만 따뜻한 다방 주인. LP를 잘 알며, 아르바이트생 서연을 딸처럼 챙겼다.
서연20세1988년, 편찮은 아버지와 학비 때문에 다방에서 일하던 스무 살 아르바이트생. 조용하고 단정하며 손님에게 친절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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